환자는 의료진의 전문성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아서 가격이나 거리, 리뷰 갯수를 확인하는 것이 아닙니다.
오히려 전문성이 너무 중요하지만, 그 차이를 본인이 직접 판단하기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깁니다.
치과에서 발치를 권유받은 환자를 생각해보겠습니다.
환자는 이 치아를 정말 발치해야 하는지 모릅니다. 지금 치료하지 않으면 위험한지도 모릅니다.
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른 치과를 찾지만, 이번에는 어떤 치과의사가 더 좋은 의사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.
환자는 의사의 능력을 평가할 수 없습니다.
여러 의사에게 같은 증상을 보여주고 치료 과정을 비교한 뒤 가장 뛰어난 사람을 고를 수도 없습니다.
치료 결과를 몇 년 동안 지켜본 다음 병원을 선택할 수도 없습니다.
그래도 당장 문제가 있으니 어떻게든 한 곳은 골라야 합니다. 그래서 확인 가능한 정보를 봅니다.
전문의인지 보고, 경력이 몇 년인지 보고, 리뷰가 몇 개인지 확인합니다. 이런 정보들로 후보를 2~3개로 줄이죠.
그런데 후보인 A, B, C 병원이 모두 전문의이고, 경력이 오래됐고, 리뷰도 많다면 문제가 다시 생깁니다.
“그래서 이 셋 중 누가 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해줄수 있을까?” 이 질문에는 여전히 답이 없습니다.
환자는 검색을 더 합니다. 리뷰를 더 읽습니다. 블로그를 봅니다. 영상을 찾아봅니다.
그런데 한 시간을 더 찾아본다고 A의사가 B의사보다 더 좋은 진료를 할거란 확신이 생기는것도 아닙니다.
그렇다고 이렇게 계속해서 검색만 계속할 수도 없습니다. 어느 순간에는 예약해야 합니다.
그때 이런 정보는 아주 쉽게 비교됩니다.
A병원은 집에서 10분, 오늘 예약할 수 있습니다. B병원은 40분, 다음 주에나 예약이 가능합니다. 여기서 비용이 보이면 더 쉽게 비교가 됩니다.
생각해보면, 환자는 전문성을 버린 것이 아닙니다.
전문성의 차이는 비교하기 어렵고, 가격과 거리같은 쉬운 정보는 바로 비교할 수 있습니다.
선택과 고민은 언젠가는 끝내야 하니 답답한 마음에 당장에 비교 가능한 정보로 어쩔수 없이 결정을 하는 것입니다.
당신의 전문성이나 실력은 안타깝게도 애초에 선택지에 올라오지 못했습니다.
아마 이런 답답함이 드실수도 있습니다.
내 전문성은 십수 년간 쌓이고 있는데, 왜 그 차이가 경력 00년이라는 뻔한 문장 하나로 뭉개지고 있는 걸까?